공포영화에서 진짜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니라는 말, 믿으시나요? 저는 오랫동안 공포영화를 즐겨봤는데, 이 말이 맞다는 걸 살목지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귀신보다 저 검고 깊은 물이 더 무서웠고, 나오는 내내 "저기는 절대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공간공포란 무엇인가, 살목지가 보여주는 방식공포영화를 자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점프 스케어(jump scare)에 둔감해지는 시기가 옵니다. 점프 스케어란 갑작스러운 시각·청각 자극으로 순간적인 공포를 유발하는 연출 기법으로, 최근 상업 공포영화들이 지나치게 의존하는 방식입니다. 살목지는 처음부터 그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이 영화의 핵심 전략은 공간공포(spatial horror)입니다. 공간공포란 특정 장소 자체가 위협으로 기능하는..
폐위된 왕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권력 쟁탈전이 아니라 밥상 한 끼에 집중한다면, 그게 과연 역사 영화로서 유효할까요? 처음 이 영화 소개를 접했을 때 저도 그 의문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마침 몇 년 전 영월 청령포를 직접 다녀온 기억이 겹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강으로 막힌 그 공간이 얼마나 철저한 고립을 의미하는지 몸으로 알고 나니, 이 영화가 왜 밥을 이야기하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됐습니다 팩션(faction)으로 읽어야 하는 역사적 배경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팩션(faction) 장르로 분류됩니다. 팩션이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의 합성어로, 역사적 사실을 뼈대로 삼되 감독의 상상력으로 살을 붙이는 서사 방식입니다. 역사적 토대가 탄탄할수록 그 위에 쌓아 올린 픽션의 감정적 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