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1,130만 명. 2009년 한국 재난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숫자입니다.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어,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 보니 가장 오래 남은 건 파도의 크기가 아니라 그 파도 앞에 선 사람들의 얼굴이었습니다.줄거리: 재난 전야의 평범한 하루영화는 2004년 인도양에서 발생한 실제 쓰나미(지진해일)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쓰나미란 해저 지진이나 화산 폭발로 생성된 거대 파장이 육지까지 밀려드는 현상으로, 일반 파도와 달리 수십 킬로미터 속도로 진행하며 해안에 가까워질수록 파고(波高)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양어선 선장 만식은 이 사고 현장에서 동료의 아버지를 잃게 만든 죄책감을 안고 살아갑니다.5년 뒤 무대는 여..
비행기를 타다 보면 한 번쯤은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뭔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저도 출장길에 갑작스러운 난기류를 만난 적이 있는데, 불과 몇 분 만에 손에 땀이 흠뻑 났습니다. 영화 비상선언은 바로 그 공포를 2시간 넘게 스크린 위에 올려놓은 작품입니다. 재난 블록버스터로서의 완성도와 한계를 동시에 가진 이 영화, 어떻게 봐야 할지 정리해 봤습니다.비행기라는 밀실, 재난영화의 배경이 되다재난영화 장르에서 공간 설정은 긴장감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자동차나 기차는 멈출 수라도 있지만, 비행기는 그게 안 됩니다. 1만 피트 상공에서 문제가 생기면 승객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비상선언은 바로 이 밀폐된 공간이 주는 공포를 출발점으로 삼습니다.영화는 공항에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