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액션 영화를 골랐는데 정작 화면 속에서 오래 기억에 남는 건 총격전이 아니라 어느 남자의 침묵이라면, 그건 실패한 선택일까요.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정확히 그런 당혹감을 느꼈습니다.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이름도 없는 남자가 사는 법 — 드라이버의 배경일반적으로 범죄 영화의 주인공은 뚜렷한 목적을 가진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그조차 없습니다. 이름도, 과거도, 가족도 없이 그저 '드라이버(Driver)'로만 불리는 이 남자는 낮에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하고 영화 촬영장에서 스턴트 드라이버로 뛰다가, 밤이 되면 범죄자들의 도주를 돕는 게터웨이 드라이버로 변합니다. 여기서 게터웨이 드라이버란 범죄 현장에서..
경찰이 범인을 잡았다고 하면 그게 끝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영화 끝장 수사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자백이 있어도, 증거가 있어도, 심지어 모두가 확신해도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 그 불편한 질문을 2시간 내내 들이미는 영화입니다.오판,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구조이 영화의 배경이 된 실화 사건들은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오판(誤判) 사례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습니다. 오판이란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잘못된 판단으로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확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문제가 쌓인 결과입니다.특히 영화에서 다루는 허위자백 문제는 현실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허위자백이란 실제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이 수사 과정에서 거짓으로 범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