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영화를 보고 나면 보통 후련해지지 않나요?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그 반대였습니다. 보고 나서 며칠 동안 기분이 묘하게 가라앉았고, 뭔가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됐는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1986년 경기도, 그 시절이 가진 무게살인의 추억은 1986년 경기도 화성에서 실제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미결사건(未決事件)이란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채 공소시효가 만료되거나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사건을 의미하는데, 화성연쇄살인사건은 2019년 이춘재가 자백하기 전까지 30년 넘게 대표적인 미결사건으로 남아 있었습니다.영화가 처음 개봉했던 2003년만 해도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고, 그 ..
밤에 혼자 골목길을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영화 추격자를 보고 나서 한동안 그랬습니다. 단순히 무서워서가 아니라, 저 앞에 걸어가는 사람이 뉴스에서 봤던 그 얼굴과 겹쳐 보이는 느낌이 들어서였습니다. 2008년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 추격자는 그런 영화입니다. 오래 지나도 선명하게 남는 공포가 있습니다.범죄 실화를 닮은 서사구조, 어디서 왔나추격자가 개봉 당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유 중 하나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서사 구조 때문입니다. 영화는 2003년부터 2004년 사이 서울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 이른바 유영철 사건에서 모티프를 가져왔습니다. 실제로 피해자 다수가 유흥업소 종사자였고, 범인이 피해자를 주거지로 유인하는 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영화와 구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