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는 2022년 개봉 당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지만, 평단에서는 근래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또 정치 영화'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앉았다가, 어릴 때 선거철마다 집안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지던 기억이 불쑥 떠올라서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이 영화가 정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은 인간의 인정 욕구와 그림자 심리를 파고든 작품이라는 게 제 결론입니다.실화 고증의 힘과 한국 영화의 구조적 한계영화는 1960년대 초반 선거판을 배경으로, 실존 인물들의 행보를 놀라울 정도로 촘촘하게 재현합니다. 1967년 목포 선거, 40대 기수론이 폭발하던 신민당 전당대회, 유진산 총재에 대한 당시의 시선, 대선 후보 경선에서 나온 무효표 한 장까지. 제가 직접 관련 역사 자..
관객 1,130만 명. 2009년 한국 재난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숫자입니다.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어,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 하고 감탄했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 보니 가장 오래 남은 건 파도의 크기가 아니라 그 파도 앞에 선 사람들의 얼굴이었습니다.줄거리: 재난 전야의 평범한 하루영화는 2004년 인도양에서 발생한 실제 쓰나미(지진해일)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쓰나미란 해저 지진이나 화산 폭발로 생성된 거대 파장이 육지까지 밀려드는 현상으로, 일반 파도와 달리 수십 킬로미터 속도로 진행하며 해안에 가까워질수록 파고(波高)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양어선 선장 만식은 이 사고 현장에서 동료의 아버지를 잃게 만든 죄책감을 안고 살아갑니다.5년 뒤 무대는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