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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 (고문치사, 6월항쟁, 민주화)

민주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선물처럼 주어진 것일까요? 영화 1987을 보기 전까지 저도 그렇게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1987년 1월, 경찰에게 고문을 당한 서울대생 박종철이 사망했습니다. 당국은 사인을 단순 심장마비로 발표했지만, 진실은 조금씩,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세상 밖으로 새어 나왔습니다. 부모님께 "그때는 뉴스 보는 것도 조심스러웠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그 무게를 잘 몰랐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그 말이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고문치사, 사건은 어떻게 묻힐 뻔했나1987년 1월 14일 낮 12시 30분,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 박종철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사망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는 말로 사인을 심장마비로 처리하려 했습니다. 이른바..

카테고리 없음 2026. 7. 4. 09:33
남산의 부장들 (필름누아르, 권력구조, 역사고증)

1979년 10월 26일,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정보기관 수장에게 암살당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제가 먼저 느낀 건 분노나 슬픔이 아니라 묘한 답답함이었습니다. 역사는 그날 총소리 한 방으로 바뀐 게 아니라, 그전에 이미 한참 동안 망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필름누아르 장르로 읽는 권력의 냄새우민호 감독은 이 작품을 필름누아르(Film Noir) 장르로 설계했습니다. 필름누아르란 비도덕적인 인물들이 빛과 그림자가 극단적으로 교차하는 화면 속에서 파멸로 향하는 서사 구조를 말합니다. 음모, 배신, 냉소적인 인물 관계가 중심이 되는 장르인데, 1970년대 말 대한민국 권력의 최정점을 배경으로 삼은 이 작품과 꽤 잘 맞아떨어집니다.제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주인공이 처음부..

카테고리 없음 2026. 6. 23. 15:07
서울의 봄 (역사고증, 제작비화, 권력구조)

1,300만 명이 극장을 찾은 영화가 결말을 아는 관객에게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는 건, 단순한 흥행 숫자 이상의 의미입니다. 저도 처음 보는 내내 '이번엔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황당한 희망을 품었다가 결말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12.12 군사반란을 배경으로, 하룻밤 사이 대한민국의 군사 권력이 어떻게 뒤집혔는지를 다룬 작품입니다.결말을 알아도 손에 땀이 나는 이유 — 역사고증의 힘영화는 시작부터 역사고증에 집착에 가까운 공을 들입니다. 전군 지휘관 회의 장면에서는 실제 기록 화면과 동일한 앵글과 숏 매너(shot manner)로 촬영했고, 실존 인물들이 실제로 앉아 있던 자리까지 재현했습니다. 여기서 숏 매너란 카메라 앵글, 피사체와의 거리, 촬영 방향..

카테고리 없음 2026. 6. 23. 11:07
영화 관상 (권력의 본질, 운명론, 인간의 선택)

얼굴만 보고 사람의 운명을 알 수 있다면, 역사는 바뀔 수 있었을까요? 영화 관상을 처음 봤을 때 저도 같은 질문을 품었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보고 나서야 알게 됐습니다. 이 영화가 진짜로 다루는 것은 관상이 아니라, 권력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고 또 얼마나 질기게 버티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요.관상학이 드러내는 권력의 본질관상학(觀相學)이란 사람의 얼굴 생김새, 즉 이목구비의 형태와 배치를 통해 그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읽는 전통 학문입니다. 동양에서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분야로, 조선 시대에도 인재 등용이나 중요한 결정에 참고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었습니다(출처: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영화 속 주인공 김내경은 이 관상학을 바탕으로 사람의 본성을 꿰뚫어 봅니다. 수양대군을 처음 마주..

카테고리 없음 2026. 6. 21. 14:05
한산: 용의 출현 (전략, 학익진, 리더십)

전쟁 영화를 보고 나서 집에 오는 길에 역사 자료를 검색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보고 나서 딱 그렇게 됐습니다. 단순히 볼거리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 승리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더 알고 싶어 졌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전달하는 건 화려한 해전 장면만이 아닙니다.절박한 전략, 학익진이 완성되기까지처음 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놀란 건 이순신 장군이 얼마나 불리한 조건에서 싸웠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불과 20일 만에 한양을 점령하고, 선조는 의주로 피난을 떠난 상황이었습니다. 육지의 방어선이 사실상 무너진 상태에서 바다만이 마지막 저지선이었던 셈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이 선택한 것이 바로 학익진(鶴翼陣)이었습니다. 학익진이란 배를 학..

카테고리 없음 2026. 6. 17. 14:13
영화 명량 리뷰 (명량해전, 이순신, 리더십)

역사 영화는 왠지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보신 적 있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명량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큰 기대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영화가 끝난 뒤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12척 대 수백 척. 숫자만 봐도 답이 없는 싸움이었는데, 어떻게 그게 승리로 끝날 수 있었는지 그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정유재란, 명량해전이 시작된 배경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당시 상황부터 짚어야 합니다. 때는 1597년, 1차 침략인 임진왜란 이후 휴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일본이 다시 쳐들어온 정유재란이 벌어집니다. 정유재란이란 임진왜란 발발 5년 뒤인 정유년에 일어난 2차 침략으로, 일본이 더 치밀하게 준비한 전쟁이었습니다.당시 원균이 이끌던 조선 수군은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를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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