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를 가르치면 사람이 바뀐다고 믿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도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말 안 듣는 학생을 가르쳐봤기 때문에 그 믿음이 얼마나 순진한 건지 몸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2003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그 순진한 믿음을 끝까지 밀어붙입니다. 보면서 황당하다가도, 왜인지 모르게 끝이 궁금했습니다.시대감성: 폴더폰과 싸움짱이 공존했던 그 시절로맨틱 코미디(Romantic Comedy)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여기서 로맨틱 코미디란 사랑을 소재로 하되 유쾌한 갈등과 해소를 반복하며 관객을 끌어당기는 서사 구조를 말합니다. 문제는 2000년대 초반 한국식 로맨틱 코미디는 지금과 꽤 달랐다는 점입니다. 학교 짱, 삥 뜯기, 주먹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장면이 낭만의 일부로 들어가 있었습니다.'동..
영화 써니는 2011년 개봉 당시 누적 관객 736만 명을 돌파하며 그해 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웃기고 뭉클한 영화겠거니 했는데, 다 보고 나서 한동안 연락 못 한 친구 얼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게 이 영화가 가진 힘이었습니다.써니가 꺼낸 추억, 사실 나 얘기였다영화는 현재 시점의 나미가 병원에서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고등학교 절친 춘화를 우연히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춘화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였고, 죽기 전에 써니 멤버들을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마지막 부탁을 남깁니다. 이 짧은 도입부가 제 경우엔 생각보다 훨씬 세게 들어왔습니다.제가 직접 겪어보니, 오랜 친구와 멀어지는 건 싸워서가 아니라 그냥 서로 바빠지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더군요.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