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영화를 보고 나서 집에 오는 길에 역사 자료를 검색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보고 나서 딱 그렇게 됐습니다. 단순히 볼거리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 승리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더 알고 싶어 졌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가 전달하는 건 화려한 해전 장면만이 아닙니다.절박한 전략, 학익진이 완성되기까지처음 영화를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놀란 건 이순신 장군이 얼마나 불리한 조건에서 싸웠는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불과 20일 만에 한양을 점령하고, 선조는 의주로 피난을 떠난 상황이었습니다. 육지의 방어선이 사실상 무너진 상태에서 바다만이 마지막 저지선이었던 셈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이 선택한 것이 바로 학익진(鶴翼陣)이었습니다. 학익진이란 배를 학..
역사 영화는 왠지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보신 적 있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명량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큰 기대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영화가 끝난 뒤 한동안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12척 대 수백 척. 숫자만 봐도 답이 없는 싸움이었는데, 어떻게 그게 승리로 끝날 수 있었는지 그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정유재란, 명량해전이 시작된 배경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당시 상황부터 짚어야 합니다. 때는 1597년, 1차 침략인 임진왜란 이후 휴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일본이 다시 쳐들어온 정유재란이 벌어집니다. 정유재란이란 임진왜란 발발 5년 뒤인 정유년에 일어난 2차 침략으로, 일본이 더 치밀하게 준비한 전쟁이었습니다.당시 원균이 이끌던 조선 수군은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를 ..
몇 년 전 장마철이 끝날 무렵, 제가 살던 동네에서 갑자기 도로 한쪽이 내려앉은 적이 있었습니다. 건물이 빠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니던 길이 하루아침에 노란 통제선으로 막혀버렸습니다. 그때 느꼈던 묘한 공포감이 영화 싱크홀을 보는 내내 자꾸 떠올랐습니다. 단순한 재난 오락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감각이 몰입을 끌어올렸습니다.재난 서사로 본 싱크홀의 현실 배경싱크홀(Sinkhole)이란 지하 공동(空洞), 즉 땅속에 생긴 빈 공간이 붕괴되면서 지표면이 갑자기 꺼지는 지질 현상을 말합니다. 영화에서처럼 건물 한 동이 통째로 지하로 빨려 들어가는 건 극적인 연출이지만, 실제로도 도심 싱크홀 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
비행기를 타다 보면 한 번쯤은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뭔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저도 출장길에 갑작스러운 난기류를 만난 적이 있는데, 불과 몇 분 만에 손에 땀이 흠뻑 났습니다. 영화 비상선언은 바로 그 공포를 2시간 넘게 스크린 위에 올려놓은 작품입니다. 재난 블록버스터로서의 완성도와 한계를 동시에 가진 이 영화, 어떻게 봐야 할지 정리해 봤습니다.비행기라는 밀실, 재난영화의 배경이 되다재난영화 장르에서 공간 설정은 긴장감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자동차나 기차는 멈출 수라도 있지만, 비행기는 그게 안 됩니다. 1만 피트 상공에서 문제가 생기면 승객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비상선언은 바로 이 밀폐된 공간이 주는 공포를 출발점으로 삼습니다.영화는 공항에서 한..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엔 그냥 여름 코미디 영화로 봤습니다. 재난 설정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설마 이렇게 손에 땀을 쥐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더 솔직히 말하면, 주인공 용남의 처지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초반부터 자꾸 마음이 걸렸습니다.취업 실패한 청년의 이야기가 현실인 이유일반적으로 재난 영화의 주인공은 특수 훈련을 받은 전문가이거나, 적어도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그 공식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용남은 대학 시절 클라이밍(암벽등반) 동아리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지만, 졸업 후에는 취업에 수차례 실패한 채 어머니의 칠순잔치에서 친척들의 시선을 피해 다니는 신세입니다.저도 한동안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던 시기에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별 기대 없이 켰습니다. 제목도 그렇고, 포스터도 딱히 눈에 띄지 않아서 그냥 시간이나 때우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작하고 10분도 안 돼서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범죄 스릴러인데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영화, 그게 바로 끝까지 간다였습니다.한 번 꼬이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 이 영화의 배경저는 일이 꼬일 때 연달아 터지는 상황을 몸소 겪어본 적이 있습니다. 중요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날 컴퓨터가 먹통이 됐고, 복구하느라 정신없는 사이 상사 연락이 쏟아졌습니다. 그 순간 진짜로 "세상이 나만 노리는 건가" 싶었습니다. 끝까지 간다를 보면서 그 감각이 고스란히 떠올랐습니다.영화 속 고건수 형사는 어머니 장례를 치르는 날, 음주 상태에서 사람을 차로 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