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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연애 (공감 포인트, 상처와 연애, 로맨틱 코미디)

멀쩡하게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영화 는 이별 후 상처 없이 새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통념에 정면으로 반기를 듭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동안 웃으며 출근했던 한 지인의 얼굴이 자꾸 겹쳤습니다. 망가진 채로 만나도 연애가 될 수 있다는 것, 이 영화가 300만 관객을 모은 이유가 거기 있다고 생각합니다.왜 술에 취해야만 진심을 말할 수 있었을까 - 영화의 공감 포인트이 영화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장치는 술입니다. 두 주인공 재훈과 선영은 맨정신에는 좀처럼 속을 드러내지 않다가, 소주잔이 쌓일수록 조금씩 무너집니다. 처음에는 그 설정이 익숙하게 느껴졌는데, 생각해 보니 이건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romantic comedy)의 클리셰, 즉 장르적 관습을 반복하는 것과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09:09
너의 결혼식 (타이밍, 첫사랑, 이별)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가장 무서운 건 거절이 아니라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너의 결혼식」을 보면서 제가 대학 시절 상황만 나아지면 다시 연락하자고 미뤘던 사람이 결국 다른 누군가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분이 떠올랐습니다. 크게 후회하지는 않았는데, 이상하게 한동안 마음 한쪽이 허전했습니다. 이 영화는 그 허전함이 무엇인지를 꽤 정확하게 짚어냅니다.타이밍이 맞지 않는 사랑의 구조우연과 승희는 고등학교 전학생으로 처음 만납니다.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하다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그러다 또 멀어집니다. 이 패턴이 영화 내내 반복됩니다.서사 구조(narrative structure), 즉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쌓이며 인물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는 방식을 이 영화는..

카테고리 없음 2026. 7. 31. 10:27
영화 드림 리뷰 (이병헌 감독, 홈리스 월드컵, 아이유 박서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영화를 처음에 그냥 박서준와 아이유 나오는 가벼운 코미디물로 생각했습니다. 홈리스 월드컵이라는 소재도 낯설었고, 보기 전까지는 "불쌍한 사람들 이야기를 웃기게 포장한 거 아닌가" 하는 선입견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웃긴 장면보다 인물들이 하나씩 꺼내 보이는 사연이 훨씬 오래 머릿속에 남았고, 극장을 나온 뒤에도 한참 동안 여운이 가시질 않았습니다.이병헌 감독이 코미디에 사연을 녹이는 방식이병헌 감독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극한직업〉이 먼저 떠오르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이 감독을 처음 인식하게 된 건 단편영화 〈냄새는 난다〉였어요. 경제적 사정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부부가 극도로 예민해지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코미..

카테고리 없음 2026. 7. 30. 11:26
영화 시동 (원작 차이, 비하인드, 삭제 장면)

영화 「시동」에서 삭제된 장면만 추려도 단편영화 한 편 분량이 나옵니다. 경주의 과거, 상필의 첫 월급, 택일의 화장실 씬까지, 제가 이 사실을 처음 확인했을 때 솔직히 감독이 상당히 아까운 걸 많이 잘라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원작 웹툰과 영화가 얼마나 다른지, 현장에서 어떤 선택들이 있었는지 직접 파고들어 봤습니다.원작 웹툰과 영화의 결정적 차이일반적으로 웹툰 원작 영화는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시동」은 그 공식을 꽤 과감하게 깼습니다. 조금 작가의 원작 웹툰은 주인공들이 동네 일진짓을 하며 삥을 뜯는 꽤 어두운 이야기입니다. 영화에서는 이 부분을 "그냥 철없는 고등학생"으로 순화했고, 완전히 다른 온도의 이야기가 됐습니다.싱크로율(Sync Rate) 즉,..

카테고리 없음 2026. 7. 29. 08:11
최종병기 활 (병자호란, 활 액션, 역사 영화)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시원한 활 액션 영화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병자호란(丙子胡亂)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 단순한 오락 영화로 치부하기엔 남기는 무게가 너무 달랐습니다. 700만 관객을 동원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병자호란, 역사책 밖의 공포일반적으로 병자호란이라고 하면 1636년 청나라의 침입, 인조의 삼전도 굴욕, 이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학창 시절엔 그랬습니다. 연도 외우고, 결과 외우고. 그게 전부였죠.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달라졌습니다. 영화는 청나라 수십만 기마병이 국경을 넘는 순간부터 시작하는데, 그 진격 속도가 얼마나 압도적이었는지를 감각적으로 전달합니다. 실제로 당시 청 ..

카테고리 없음 2026. 7. 28. 09:24
대호 리뷰 (상실감, 공존, 복수와 용서)

호랑이 영화라고 해서 사냥 액션을 기대하고 봤다가,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대호》는 1917년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사냥꾼 만덕과 백두대간의 마지막 호랑이 산군이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추격전처럼 보였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끝까지 남는 건 액션이 아니라 자식을 잃은 부모의 감정이라는 걸 마지막 장면에서야 깨달았습니다.상실감 - 원수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때영화를 처음 볼 때 저는 이런 질문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호랑이도 슬픔을 느낄까?" 당연히 느끼겠지, 하면서도 사실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그 질문이 점점 무겁게 느껴졌습니다.산군은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로 일제강점기의 무분별한 해수구..

카테고리 없음 2026. 7. 2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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