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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 리뷰 (상실감, 공존, 복수와 용서)

호랑이 영화라고 해서 사냥 액션을 기대하고 봤다가, 끝나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대호》는 1917년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사냥꾼 만덕과 백두대간의 마지막 호랑이 산군이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추격전처럼 보였지만, 저는 이 영화에서 끝까지 남는 건 액션이 아니라 자식을 잃은 부모의 감정이라는 걸 마지막 장면에서야 깨달았습니다.상실감 - 원수가 같은 얼굴을 하고 있을 때영화를 처음 볼 때 저는 이런 질문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호랑이도 슬픔을 느낄까?" 당연히 느끼겠지, 하면서도 사실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그 질문이 점점 무겁게 느껴졌습니다.산군은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로 일제강점기의 무분별한 해수구..

카테고리 없음 2026. 7. 27. 08:24
허삼관 영화 리뷰 (가족의 의미, 피 팔기, 하정우 감독)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그냥 웃기는 시대극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1953년 충남 공주를 배경으로, 가난한 남자가 피를 팔아 살아간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 극단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무렵, 제가 오래 앉아서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허삼관은 웃기면서도 오래 남는 영화였습니다.가족의 의미 — 혈연이 아니라 함께 버텨온 시간영화는 6.25 전쟁 직후 폐허가 된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허삼관은 피를 팔아 번 돈으로 동네 인기 미녀 옹난씨에게 냉면과 닭불고기를 사주며 구애에 성공하고, 두 사람은 결혼해 세 아들을 낳습니다. 첫째 일락, 둘째 이락, 셋째 삼락. 행복해 보이는 가정이었습니다.그런데 11년이 지난 뒤 마을에 소문이 퍼집니다. 첫째 일락이가 허삼..

카테고리 없음 2026. 7. 24. 13:12
더 킹 리뷰 (권력 구조, 박태수, 정치 검사)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봅니다. 말 잘하고 능력도 있어 보이는 누군가가 중심에 서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 사람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걸요. 영화 을 보면서 저도 비슷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꼭 검찰청이나 국회가 아니어도, 작은 조직 안에서도 권력의 작동 방식은 놀랍도록 닮아 있었습니다.권력 구조를 보여주는 방식이 달랐다의 주인공 박태수는 전형적인 입지전적(立志傳的) 인물로 시작합니다. 입지전적이란 밑바닥에서 출발해 스스로의 힘으로 성공의 자리에 오른 인물 유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끄러운 곳일수록 집중이 잘 된다는 특이한 체질로 전교 1등을 찍고, 서울대 입학 후 사법고시까지 한 번에 통과합니다. 얼굴까지 출중하니 세상이 그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기울어진 것처럼..

카테고리 없음 2026. 7. 17. 10:11
내부자들 리뷰 (권력 구조, 비자금, 정의)

가장 나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처음에는 당연히 깡패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친구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정작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모든 판을 설계한 사람들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훨씬 더 불편하게 남았습니다. 영화 은 그 불편함을 끝까지 놓아주지 않는 작품입니다.권력 구조 — 누가 진짜 판을 짜는가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솔직히 안상구라는 인물이 가장 위험한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폭력적이고 거칠고, 첫 장면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냅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다시 봤을 때 제가 직접 느낀 건, 이 사람이 오히려 가장 아래에 놓인 인물이라는 점이었습니다.영화 속 권력 구조는 크게 세 층위로 나뉩니다. 신정당의 대선 후보 장피로를 정점으로, 조국일보..

카테고리 없음 2026. 7. 16. 11:10
미녀는 괴로워 (외모지상주의, 섀도우 싱어, 자기수용)

재능이 있어도 얼굴 때문에 무대 뒤에 숨어야 한다면, 그게 과연 공정한 세상일까요. 친구들과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다시 봤을 때 저는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오래 떠나지 않았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노래 좋고 웃긴 영화였는데, 다시 보니 한나가 겪는 고통이 낯설지 않아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무대 뒤에서 살아가던 섀도우 싱어의 시간한나는 섀도우 싱어(shadow singer)입니다. 여기서 섀도우 싱어란 인기 가수의 무대 뒤에서 실제 노래를 대신 불러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목소리는 대중에게 닿지만, 얼굴은 절대 보여서는 안 되는 존재. 그 아이러니가 영화 내내 한나를 조여 옵니다.제가 직접 겪어보니, 자신의 어떤 부분을 계속 숨겨야 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사람을 빨리 지치게 만듭니다. 저도 한때는 ..

카테고리 없음 2026. 7. 11. 11:47
영화 파파로티 (장호, 성악, 사제관계)

솔직히 처음 봤을 때는 "불량학생이 성악 한다고?" 하며 별 기대 없이 틀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파파로티는 김천예고를 배경으로, 전국을 떠돌던 문제아 장호와 한때 성악가를 꿈꿨던 음악 선생 상진이 서로를 살려가는 이야기입니다. 노래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붙잡는 방식, 그게 이 영화의 전부였습니다.장호라는 인물, 겉이 전부가 아니었다혹시 주변에 말투가 거칠어서 처음부터 거리를 뒀던 사람이 있으신가요? 저도 예전에 그런 친구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완전히 문제아 취급이었는데, 막상 가까이 지내보니 집안 사정도 복잡하고 혼자 버티는 시간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 친구도 누가 조금만 진심으로 대해주면 금방 표정이 풀렸는데, 장호를 보는 내내 그..

카테고리 없음 2026. 7. 1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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