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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편견, 세대갈등, 노인인식)

2014년 개봉한 영화 '수상한 그녀'는 개봉 당시 관객 8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웃기고 가벼운 코미디 정도로 생각했는데, 10년이 지나 다시 꺼내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노인을 바라보는 제 자신의 시선이 얼마나 편향되어 있었는지, 영화 한 편이 그걸 정면으로 짚어줬기 때문입니다.편견 — 우리는 나이로 사람을 먼저 판단한다영화 속 주인공 오말순은 욕 잘하고 잔소리 심한 칠순 할머니로 등장합니다. 가족들 눈에는 그냥 '귀찮은 존재'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사진관에서 갑자기 20대 외모로 돌아온 뒤,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180도 바뀝니다. 달라진 건 겉모습뿐인데, 대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겁니다.이걸 심리학 용어로 '연령주의(Ageism)'라고 합니다. 연령주의란 나이를 ..

카테고리 없음 2026. 6. 30. 08:10
리틀 포레스트 (힐링영화, 기다림, 자연치유)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영화 한 편이 말 한마디보다 더 깊이 닿을 때가 있습니다. 리틀 포레스트가 저한테 그랬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음식이 예쁘게 나오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힘들었던 시기에 다시 보니 전혀 다른 영화였습니다. 이 글은 지쳐서 뭔가를 쉬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썼습니다.힐링영화라고만 보면 절반만 보는 겁니다리틀 포레스트를 단순히 힐링영화로 분류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표현이 조금 아깝다고 느꼈습니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가볍고 예쁜 무언가로 소비되기 쉬운데, 이 영화는 그보다 훨씬 구체적인 감정을 건드리거든요. 임용고시에 혼자만 떨어지고, 남자친구와 사이가 멀어지고, 새벽 두 시에 인스턴트 음식으로 허기를 채우는 주인공 혜원의 ..

카테고리 없음 2026. 6. 29. 07:55
건축학개론 (시대적 배경, 시그널 논쟁, 타이밍)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상대가 보내는 말과 행동이 호감인지 그냥 친절인지 몰라서 혼자 끙끙 앓아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대학 시절 그랬습니다. 건축학개론은 바로 그 답답함을 스크린 위에 그대로 꺼내놓은 영화입니다. 일반적으로 첫사랑 영화는 아름다운 감정만 남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오히려 놓쳐버린 순간들을 먼저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90년대 감성이 소환하는 시대적 배경건축학개론의 과거 파트는 199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 시절 소품들이 등장하는 방식이 꽤 촘촘합니다. 삐삐(무선호출기), 무스 머리, CD 플레이어, 필름 카메라, 그리고 게스 로고가 박힌 청바지까지. 여기서 무선호출기란 스마트폰 이전 세대가 사용하던 단방향 통신 기기로, 상대에게 번호를 남기면 전화를 걸..

카테고리 없음 2026. 6. 27. 09:44
영화 베테랑 리뷰 (사회적분노, 악당분석, 카타르시스)

처음 베테랑을 극장에서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남은 건 통쾌함보다 묘한 분노였습니다. 배기사가 조태오에게 당하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1,300만 관객이 왜 이 영화에 열광했는지, 직접 겪어보니 단번에 이해가 됐습니다.현실이 스크린에 옮겨온 순간, 분노가 공감이 되다영화를 보는 내내 자꾸 과거 직장 생활이 떠올랐습니다. 힘 있는 사람 앞에서는 굽신거리다가 힘없는 사람에게만 강하게 나오는 동료를 본 적이 있었는데, 조태오가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영화처럼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었지만,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상대를 무시하는 방식은 현실에서도 낯설지 않았습니다.베테랑이 단순한 오락 영화로..

카테고리 없음 2026. 6. 26. 11:41
살인의 추억 (시대적 배경, 수사 방식, 미결 사건)

범죄 영화를 보고 나면 보통 후련해지지 않나요?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그 반대였습니다. 보고 나서 며칠 동안 기분이 묘하게 가라앉았고, 뭔가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됐는데, 이 영화는 처음부터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줄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1986년 경기도, 그 시절이 가진 무게살인의 추억은 1986년 경기도 화성에서 실제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미결사건(未決事件)이란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채 공소시효가 만료되거나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사건을 의미하는데, 화성연쇄살인사건은 2019년 이춘재가 자백하기 전까지 30년 넘게 대표적인 미결사건으로 남아 있었습니다.영화가 처음 개봉했던 2003년만 해도 범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고, 그 ..

카테고리 없음 2026. 6. 25. 07:38
올빼미 리뷰 (역사적 배경, 몰입 장치, 권력과 진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극이라는 말에 조금 지루하겠다 싶었는데, 막상 영화관을 나오면서 "이거 진짜 잘 만들었다"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소현세자의 죽음이라는 역사적 미스터리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faction) 영화, 올빼미 이야기입니다. 결말을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끝까지 손을 놓지 못하게 했습니다.역사적 배경: 미스터리로 남은 소현세자의 죽음영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배경을 조금 알고 가는 게 좋습니다. 소현세자는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가 약 8년을 보낸 뒤 귀국했지만, 귀국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사망했습니다. 인조실록에는 그의 사인에 대해 "온몸이 검은빛이었고, 이목구비의 일곱 구멍에서 피가 흘러나왔으며,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

카테고리 없음 2026. 6. 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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